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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보약 한 첩 -봄철의 불청객 춘곤증 이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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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보약 한 첩 춘곤증(春困症)

 

봄철의 불청객 춘곤증 이기는 법

 

글 박완수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병리학교실 주임교수

 

 왜 봄만 되면 늘어질까?

어느덧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피어나는 봄에 당연히 몸이 산뜻하고 기분도 푸릇푸릇한 느낌이 들어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때로는 졸음이 찾아오기도 하고, 가끔 현기증도 나면서 몸도 찌뿌둥한 것 같이 맥이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욕도 떨어지면서 활력이 줄어드는 기분도 듭니다. 더욱이 올봄은 코로나19가 여전히 우리들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로 의욕이 더 많이 꺾이는 것도 같습니다. 이렇듯 봄철이 되면, 몸이 나른해지는 듯하며, 자주 피곤해지고 오후만 되면 졸려서 업무 능률이 떨어지는 것 같고, 소화도 잘 안 되어 속이 편치 않으며, 한편으론 쉽게 지치고 귀찮은 느낌이 들어 자꾸 짜증이 나는 것을 ‘춘곤증(春困症)’이라 합니다. 문자 그대로 뜻을 풀이해보면 ‘봄(春)에 피곤(困)한 증세(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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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봄철피로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하며, 영어로는 ‘spring effort syndrome’, ‘spring fever’, ‘spring fatigue’ 등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모두 ‘봄철’ 에 나타나는 우리 몸의 이상현상(異常現象)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겨울철에서 봄철로 바뀌는 계절의 변화에 수반되는 일조량의 변화(일조량의 증가, 곧 밤이 짧아지는 현상), 주간 활동량의 증가, 기온의 상승과 관련된 호르몬의 변화(예를 들면 겨울철에 늘어나는 멜라토닌 분비가 봄철에는 줄어들고, 대신 세로토닌의 분비가 증가하는 현상)나 근육의 이완되어 나른해 지는 것, 활동이 많아지면서 필요한 영양소들(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부족이 춘곤증의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즉 겨울철의 추운 날씨와 운동 부족 등으로 긴장했던 근육·혈관·심장 등이 봄철이 되어 온도가 올라가면서 갑자기 조직과 기관의 활동이 왕성해져 신진대사가 촉진되며, 신진대사의 증가로 인하여 특별히 더 많은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몸의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들의 부족 또는 체내 불균형이 발생하여 일어나는 현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주에서 3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 있지만, 휴식과 안정으로도 해소되지 않고 계속 피곤하며 의욕이 떨어지면서 소화불량이나 졸음 등이 지속된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만약 피로증상이 한 달 이상 계속된다면, 간염, 빈혈, 갑상선질환, 우울증 등 다른 질환 때문일 수도 있으므로 병원에 가서 정밀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도 노곤함, 피로 등의 증상들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이란 만성적인 피로를 일으키는 원인불명의 여러 징후를 통칭하는 것입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인터루킨(interleukin)-16과 인터루킨-7, 그리고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A의 혈중농도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사이토카인(cytokine)의 혈중농도 저하는 면역기능의 약화를 의미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한편, 앞에서 잠깐 언급하기는 했지만, 일조량의 변화로 인한 체내 멜라토닌의 생성량 변화는 생 

체리듬(circadian rhythm)과 같은 일주기 생체리듬 또는 활동일주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이러한 생체시계 주기의 변화상황에 우리 몸이 제대로 순응하지 못하는 것도 춘곤증과 연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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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에 노출된 스트레스도 영향

물론 스트레스의 증가도 춘곤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즉, 봄에는 졸업, 진학, 취직 등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이렇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일종의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호르몬분비의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과 관련하여, 한의학에서도 “동불장정 춘필온병(冬不藏精 春必 病溫)”이라 는 병리격언이 있습니다. 이 말은 한의학 고전인 『황제내경소문』의 ‘사기조신대론’에 나오는 말로 겨울철에 정기(精氣)를 잘 갈무리하지 못하면 봄철에 온병(溫病)을 앓게 된다는 것입니다. 황제내경소문의 또 다른 부분인 ‘음양응상대론’에서도 “동상어한 춘필온병(冬傷於寒 春必溫病)”이라 하여 겨울철에 한사(寒邪)에 손상을 입게 되면, 봄철에 온병을 앓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황제내경소문의 ‘생기통천론(生氣通天論)’에서도 나타나서 계절에 따른 양생법에서의 주의점으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즉, 겨울철의 양생(養生)은 봄철의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것으로, 겨울철에 몸의 정기를 잘 보존하지 못하면 봄에 온병(溫病)이라는 일종의 전염병을 앓을 수 있다는 것과 과로나 피곤이 몇 개 월 후에 또 다른 질병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음식·적당한 운동·충분한 휴식 삼박자 맞아야

우선 필요한 것은 평소에 무리하지 않을 정도의 꾸준한 운동입니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체조나, 한의학의 도인운동(導引運動)에 해당하는 기공운동(氣功運動) 등이 좋을 것입니다. 

예를들면, 궁전식(弓箭式 : 앞 무릎을 구부리고 서 있는 자세)·기마식 (騎馬式 : 말을 타는 자세)·허 식 (虛式 : 뒤로 물러나서 버티며 서 있는 자세)·독립식 (獨立式 : 한 발로 서는 자세)·부퇴식 ( 腿式 : 왼쪽이나 오른쪽 한 방향으로 기울어져 서 있는 자세)·일좌식 (一坐式 : 뒷무릎을 구부리고 버티는 자세)·좌반식 (坐盤式 : 양다리를 꽈서 주저앉은 자세) 등 호흡의 조절을 수반한 다양한 근육들의 부드러운 움직임은 기혈순환에 도움을 줌으로써, 몸 안의 노폐물 제거와 적재적소에 필요한 영양분 공급, 면역기능의 복원 등을 가능케 하고 신체의 활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신체 활력이 복원되고 잘 유지된다면 춘곤증의 극복도 한층 쉬워질 것입니다.

두 번째로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영양 섭취도 필요할 것입니다. 단백질의 풍부한 섭취뿐만 아

니라 채소류 그리고 과일 등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 B, 비타민 C, 무기질뿐만 아니라 플라보노이드 등을 함유한 다양한 영양물질과 천연물질들이 적은 양의 섭취라도 우리 몸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봄철의 채소인 냉이, 달래, 봄동, 쑥갓, 미나리, 씀바귀 등이 추천되는 이유

입니다. 한의학에서도 같은 치료 처방이라도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리하여, 봄철에 맞는 처방을별도로 언급하는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혈병(血病)의 통치방인 사물탕(四物湯)도 봄철에는 천궁(川芎; 미나리과에 속함)의 용량을 두 배로 하라고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자신만의 휴식시간 갖는 게 중요

졸음을 쫓기 위해서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거리 운전 시에도 춘곤증을 느낀다면, 자칫 졸음운전을 할 수도 있으므로 운전 중간중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귀가 후에나 업무 중이라도 자신만의 휴식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밤늦게까지 일을 계속한다든지, 회식 등으로 새벽까지 활동하게 되면, 피로 해소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기분을 풀기 위해서 음주를 하더라도 과음은 피해야 합니다. 

음으로 인해 체내신진대사가 교란된다면, 오히려 피곤이 더 쌓이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즉 균형 잡힌 식사와 적당한 운동, 그리고 충분한 휴식이야말로 춘곤증(春困症)을 이겨내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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