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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순 칼럼 - "이제 메타버스(Metaverse)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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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메타버스(Metaverse)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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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권호순 박사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한때이다.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은 산책로에서 사라질 줄 모르고, 태양이 벌건 수박빛 여운을 남기며 넘어갈 때까지 어디서든 아이들의 목소리가 간히 들려온다. 굳이 내다보지 않아도 바깥 풍경이 그려진다. 옆집의 문이 여닫히는 소리, 지나가는 오토바이의 바쁜 굉음. 이 여름 창을 넘어와 닿는 소리와 달아오른 공기만으로도 혼자가 아닌, 세상에 속해 있음이 느껴진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있은지 거의 1년 반이나 흘렀다. 코로나19 바이러 

스가 맹위를 떨치던 때 극단적 단절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일상의 변수들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질 터이다. 짧은 시간에 전 지구를 휘감은 바이러스는 ‘글로벌화’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백신을 놓고 벌인 자국 중심의 외교는 인간이 위험 앞에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북적이던 인천국제공항은 하루 최저 승객 3,424명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덕분에 제주도가 새로운 신혼여행지로 부상했으며, 올림픽 개최를 두고도 가불가(可不可) 말이 많았다. 세계 3대 도시라는 런던, 뉴욕, 도쿄가 아수라장이 는 걸 목도하면서 앞으로의 세계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임을 막연히 예측해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는 지구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대면접촉이 현저히 줄자 그나마 대기오염이 좀 줄었고, 덕분에 히말라야산맥이 30년 만에 장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각종 방역 물품과 일회용품 때문에 지구는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와 더불어 우리가 더 큰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코로나19 이후이다. 집단면역을 달성하든 저절로 수그러들든 언젠가는 코로나19에서 벗어 날 것이다. 하지만 질병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일상이 다소 회복되어도 우리는 다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우리가 늘 입버릇처럼 해왔던 “언제 밥 한번 먹어, 그럼 만나서 이야기해.” 등의 말은 더 이상 자연스럽지 않다. 이미 우리는 대면접촉 없이도 많은 것들이 가능하다는 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제 디지털 시대로의 가속화는 사회 전반을 더 급격하게 변화 시키고 있다.

최근 몇몇 학회에 참가했다가 3차원의 가상공간에서 서로 다른 등장인물들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소프트웨어의 대리자(아바타)와 인간적 교류를 하고 현실 세계의 은유를 사용하지만, 물리적으로 제한이 없는, 기존의 가상현실(VR)보다 진보된 개념으로 웹과 인터넷 등의 가상 세계가 현실 세계에 흡수된 형태의 메타버스(Metaverse)에 관한 발표를 듣게 되었다. 그 연구자의 발표에 의하면 6G 는 지금의 5G보다 50배 더 빠른 속도의 기술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 한다. 이미 시간과 정밀함을 다투는 의료 분야와 개별 학습이 시급한 교육 분야에서는 원격 시스템이 보편화되었으며, 메타버스가 서서히 도입되기 작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출퇴근 시간이 탄력적으로 운영되거나 아예 재택근무 시스템으로 변환 시킨 기업들이 늘어났으며, 종종 주4일 근무제까지 화두로 떠오른다. 새로운 세상을 리는 갑자기 맞이했다. 전문가들은 어차피 다가올 미래가 코로나19로 좀 더 빠르게 앞당겨진 것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변화를 당연하게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어쩌면 이런 생각을 할 시간과 주제를 던진 것인 지도 모른다. 시간을 절대적으로 보내야 했던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비로소 '어떻게 살것인가’라는 명제가 남은 것이다. 이제까지 당연했던 것들이 앞으로는 당연하지 않게되고, 그동안 무시해 왔던 것들이 거부할 수 없는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이웃과 지역사회가 더 이상 남이 아닌 걸 순식간에 전염되는 코로나19로 인해 뼈저리게 경험하지 않았는가. 당연히 누려왔던 편리한 기술들이 얼마나 환경을 오염시켜왔는지도 목도하지 않았는가. 

'빨리빨리’가 곧 정체성이었던 우리나라는 이를 논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도출시키기 려웠다. 전 세계적으로 포스트코로나 이후의 뉴노멀시대에 대한 예측과 담론을 쏟아 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경제학자나 사회학자들에게 국한되어 있을 뿐이다. 

제‘빨리빨리’라는 질주를 멈추고 급격하게 변하는 기술에 발맞추어 가상 세계가 현실세계인 메타버스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창밖으로 들리는 저 소리처럼 저물어 가는 산책로의 시간처럼, 우리가 지역과 사회로부터 무관하지 않기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담론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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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순 박사는 현재 원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이자‘시간의 물레’출판사 대표이다. 언론학 박사로 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 정기간행물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05년 한국출판연구소출판학술상, 2014년 제28회 책의 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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