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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좋은 대체육 건강에도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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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에 좋은 대체육 건강에도 좋을까?


식물성 성분으로 만든 대체육은 고기일까 고기가 아닐까? 보기에 따라 고기일 수도 있고 아닐수 도 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트에 널린 진짜 고기를 놔두고 왜 대체육을 먹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대체육을 먹는 가장 큰 이유는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다. 식물에 기반한 대체육은 환경문제에 대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여기까지는 팩트인데, 많은 사람들이 식물성이라고 하니 대체육이 무턱대고 건강에도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체육에도 장단점은 분명 존재한다. 대체육의 세계에 입문하고 싶다면 꼼꼼하게 따지고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글 임숙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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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단백질, 대체육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가 지난 11월 미국 내 주요 8개 지역에서 식물성 고기로 만든 버거 ‘맥플랜트(McPlant)’의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의 대체육 개발 회사 비욘드미트와 제휴해 만든 맥플랜트는 소고기 패티 대신 완두콩, 쌀, 감자 등으로 만든 식물성 패티가 들어간다. 

지난 2019년 업계 처음으로 버거킹이 비욘드미트의 경쟁사인 임파서블 푸드의 대체육을 넣은 ‘임파서블 와퍼’를 출시한 후 2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식물성 고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맥도날드가 대체육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대체육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

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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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성패티 임파서블푸드의 햄버거(출처:임파서블푸드)>

대체육이 최근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1971년에 처음으로 ‘콩고기’로 불린 인공고기가 출시됐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차갑게 외면 받았다. 가격 면에서 이점이 없었을 뿐 아니라 맛과 식감이 고기 근처에도 가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고, 이후 대체육 시장은 길고 긴 암흑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대체육이 우리 식탁을 책임질 미래 식품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면서 대체육을 활용한 제품이 다양해지고, 대체육을 개발하는 식품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고기의 맛과 식감은 물론이고 육즙까지 그대로 재현한 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대체육이 빠르게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대체육은 고기를 끊고 살 수 없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식물성 재료로 고기와 우유 대체품을 만드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새롭거나 복잡하지 않다. 기술의 발전으로 대체육의 제조와 유통이 훨씬 쉬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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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 비건브랜드 '베지가든' 제품 (출처 :농심) >


비건 푸드 전성시대

대체육은 크게 식물성 단백질을 사용해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드는 식물성 고기와 살아 있는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으로 나뉜다. 세포공학기술을 이용해 살아 있는 세포로 만드는 배양육은 식감과 맛이 실제 고기와 거의 차이가 없지만 아직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비싼 비용과 배양에 걸리는 시간이 긴 것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오사카대학교 연구진이 ‘와규(和牛)’ 배양육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1㎝를 배양하는 데 한 달 가까이 걸리고, 1g을 생산하는 데 10만 원 이상이 들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대체육은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것들이다. 식물에서 단백질을 분해 추출한 후 이 입자를 재조합해 실제 고기와 동일한 식감과 향은 물론이고 육즙까지도 재현해낸 것들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대체육은 마트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비욘드미트(Beyond Meat)’다.  비욘드미트의 햄버거 패티는 이전까지 고기 흉내를 냈던 콩고기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고기 식감을 재현해 냈다.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과 섬유질, 호모 등의 식물성 원료를 혼합한 재료를 사용한 대체육으로, 고기를 자를 때 ‘서걱’거리는 칼질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비트와 코코넛오일로 고기 핏물까지 재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구운 후 형태가 부슬부슬해지고, 식감이 다소 질기다는 평이 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비욘드미트는 햄버거 패티에 이어 콩단백으로 소시지의 쫄깃한 식감을 재현한 식물성 소시지 ‘베지비엔나’도 선보였다.

비욘드미트나 임파서블푸드 부럽지 않은 국산 대체육도 등장했다. 그 중 돋보이는 국산 브랜드로는 바이오믹스테크의 ‘고기대신’, 지구인컴퍼니의 ‘언리미트’, 농심의 비건 브랜드 ‘베기가든’ 정도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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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물성 참치 김밥 채식마요 (출처: CU) >


양념갈비, 불고기, 떡갈비 등 도시락 반찬으로 인기가 높은 바이오믹스테크의 대체육 브랜드 ‘고기 대신’ 시리즈는 비건 푸드나 대체육이라는 것을 떠나 일단 맛에서 합격점을 받은 제품. ‘비건 양념갈비살’과 ‘비건 제육볶음’은 상에 올려놓기가 무섭게 접시가 비워질 정도로 맛이 일품이다. 지구인컴퍼니 ‘언리미티’ 브랜드의 ‘슬라이스 구이용’이나 ‘다짐육’은 강한 양념으로 부족한 고기 맛을 가리려는 기존 대체육 제품들 사이에서 고기 본연의 맛으로 정면 승부하는 제품이다. 고기의 색감을 구현하기 위해 비트, 카카오파우더, 석류를 넣고, 병아리콩과 렌틸콩 등으로 영양 성분을 보충한 것이 특징. 편의점 CU와 함께 채식주의 도시락과 김밥 시리즈를 출시하는가 하면, 카페마마스, 도미노피자와 함께 각각 식물성 샌드위치와 피자를 출시하는 등 식음료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언리미트 자체 브랜드는 지난 12월부터 이마트 수도권 20개 매장 내 축산 코너에서 만나볼 수 있다.

농심은 지난해 6월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HMM A)을 간편 식품에 접목한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했다.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다짐육을 비롯해 완자, 만두 등의 조리 냉동식품을 선보였다. 

‘숯불향 떡갈비’, ‘한입 완자’는 시침 뚝 떼고 밥상에 올리면 대체육인지 모를 정도로 고기 제품과 맛이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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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반찬&이 식물성 대체육 '비욘드미트' 비건 메뉴 3종 출시(출처:동원그룹)>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마켓 ‘더반찬&’도 식물성 대체육 ‘비욘드미트’를 활용한 비건 메뉴 3종을 출시했다.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의 ‘비욘드비프’ 제품을 활용한 ‘비욘드미트 과카몰리 샐러드’, ‘비욘드미트 볶음고추장’, ‘비욘드미트 궁중떡볶이’ 등으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의 첫 제품인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를 선보였으며, 롯데푸드의 대체육 브랜드 ‘제로미트’와 풀무원이 함께 만든, 닭가슴살과 비슷한 질감의 ‘두부 텐더’,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가 대체육을 활용해 만든 샌드위치 신제품 ‘식물성 대체육 옴니 미트 샐러드랩’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착한 고기가 건강도 지켜줄까?

점점 많은 사람들이 대체육을 먹기 시작하면서 식물성 고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대체육은 재료가 저마다 다르고 영양 성분도 다양하기 때문에 제품별로 장점과 단점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대체육에 입문하고자 한다면 제품별로 성분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진 대체육은 실제 고기에 비해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해 건강에 이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식물성 식단이 체중 관리는 물론이고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 질환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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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한 육식은 실제로 체액을 산성화해 혈관을 약하게 만들어 각종 암은 물론이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도 정설이다. 의사들이 육식보다는 채식을 권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붉은 고기와 가공육이 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고, 미국심장학회(AHA)도 육류 대신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경우 심장을 튼튼하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대체육은 콜레스테롤이나 트랜스 지방이 없다는 커다란 장점이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신경이 쓰이지만 육식을 끊을 수 없다면 고기 대신 대체육 섭취를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외에도 대체육은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육류로는 섭취하기 어려운 복합 탄수화물과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이 육류와 대체육을 비교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대체육을 섭취하면 육류를 섭취할 때보다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10mg 낮아졌고, 체중도 평균 약 900g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체육에도 단점은 있다. 논란의 중심은 나트륨과 포화지방이다. 2019년 호주에서 실시된 한 연구에서는 식물성 대체육 137개 제품을 샘플링한 결과 식물성 고기 중 4%만이 일반 고기보다 나트륨 함량이 낮았다. 제품 종류별로 나트륨 함량이 달랐는데, 특히 식물성 민스(다진 채소)의 나트륨 함량은 실제 고기보다 6배나 높았다. 실제로 소고기 100g당 나트륨은 45mg이지만, 비욘드미트는 380mg, 임파서블푸드는 379mg이나 함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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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식물성 단백질임에도 포화지방과 칼로리는 대체육이 일반 육류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경우도 있다. 나트륨과 포화지방 함유량이 높은 만큼 과도한 섭취는 피하고 균형적인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 2020년 세븐일레븐은 나트륨 함량을 무려 60%나 낮춘 대체육 콩불고기로 만든 영양 간편식(HMR) 시리즈 ‘그린미트’를 출시했다.  

콩, 버섯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활용해 일반고기보다 칼로리는 낮고 단백질 함량은 더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 한 가지 가공식품이기 때문에 다양한 첨가물과 향신료 등 인공 첨가물이 들어가는 것도 논란거리다. 고기와 비슷한 식감과 색을 내기 위해 각종 인공 물질이 추가되는데, 이런 인공 성분이 건강에 해롭다는 증거는 없지만, 식탁에서 인공 첨가물 성분을 가급적 피하고자 하는 소비자라면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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