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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병만 "도전은 곧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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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맨 김병만

도전은 곧 나의 힘

 한국의 ‘아이언맨’이라 불리는 개그맨 김병만! 개그콘서트에서 무려 250가지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았던 그가 〈정글의 법칙〉에서 대담한 모험가의 면모를 드러내는 것도 모자라 최근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이미 다양한 자격증 보유하고 있지만, 그의 끊임없는 도전정신은 도무지 멈출 줄을 모른다. “꿈꾸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희망을 주는 개그맨으로 기억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그는 포기를 모르는 남자다.

글 김현보 기자  사진 최재희 기자  사진제공 김병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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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한 번의 도전 끝에 

비행기 조종사가 되다

개그맨 김병만이 드디어 꿈에 그리던 파일럿이 됐다. 사업용 조종사 시험은 최소 비행 경험 200시간이 필요하다. 항공법, 항공기상, 항공역학, 교통통신, 공증항법 총 5가지의 과목으로 구성된 필기시험과 실기 시험을 통과 해야 한다. 게다가 전파법규, 통신보안, 기초 전파공학, 영어 총 4가지의 과목으로 구성된 무선통신사 자격증 취득도 필수다. 항공 운항을 전공하지 않은 그로서는 〈정글의 법칙〉 촬영을 하면서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 공부를 한다는 자체가 사실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서른한 번의 도전 끝에 사업용 조종자 자격증을 손에 거머쥐었다. 한국 연예인으로서는 유일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공군 홍보 대사를 하면서 F16 전투기 탑승을 한 적이 있어요. 그 당시에 잊을 수 없는 짜릿함을 느꼈죠. 그것이 제가 지금 하늘을 날게된 계기에요.”

그에게는 스카이다이빙 부상으로 인해 병상에 누워 하염없이 좌절하고 있었던 때가 있었다. 당시 그 비행기를 조종했던 기장이 병문안을 왔는데, 번뜩 늘 꿈꿔왔던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이 떠올랐다. 기장에게 비행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더니 곧장 교관을 붙여줬고 그 교관은 자격증에 관련된 책 5권을 가져왔다. 책을 보자마자 ‘내가 과연 이걸 할 수 있을까?’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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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싶다고 말을 내뱉은 이상, 마냥 포기 할 수는 없었다. 대신 혹시라도 공부가 너무 힘들어 포기할 수도 있으니 부디 자신을 잡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교관은 김병만이 다니는 곳마다 쫓아다니며 그가 포기하지 않도록 꼭 붙잡아 주었다. 그가 하늘을 날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교관의 덕이라며, 정말 감사해한다.

꿈은 담을수록 커진다고 했던가. 비행은 방식에 따라서 2가지로 나뉜다. 시계비행과 계기 비행이다. 시계비행은 한마디로 말하면, 조종사의 눈에 의존하는 비행 방식이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한 이래로 현재까지도 가장 기본적이며 일반적인 비행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반면 계기비행은 계기판을 중심으로 관제사로부터 정보를 받아 비행하는 더 안전한 비행 방식이다. 큰 여객기나 평균해면으로부터 6,100m를 넘는 고도비행을 할 시에는 무조건 계기비행을 해야 한다고. 

 

공부와 자격증 취득은 늘 프로그램으로 이어져 

“처음에는 단순히 시계비행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비행을 하다 보니 군 공역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고 복잡하다는 걸 깨달았죠. 계기비행도 해야겠더라고요.”

시계비행은 기상상태에 제약을 많이 받고 조종사의 눈에 의존하는 비행 방식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한다. 그는 제약이 거의 없으며 야간 비행도 할 수 있는 계기비행 자격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른 시험에 비해 문제가 약 2배는 많았던 이 자격증을 그는 단 두번 만에 합격했다. 노력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제가 갖고 있는 사업용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C PL)은 경제활동이 가능해요. 즉, 단순 취미로만 비행하는 것이 아닌 상업을 목적으로 항공기를 조종할 수 있는 거죠. 가장 큰 난제는 아무래도 영어와 시간 부족이었죠. 달인을 하면서 중국어와 일본어를 배운 적이 있어요. 그래서 영어도 크게 걱정은 안했는데, 영어는 유독 입에 잘 안 붙더라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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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을 촬영하러 가면 보통 ‘아~’ 라는 말 한마디면 뭐든 통용되기 때문에 굳이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였다. 눈이 머무는 곳이라면 족족 영어 단어를 써서 붙여 놨다. 하다못해 방문만 열어도 영어 단어가 보일 정도였다. 일을 병행하면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야 했던 그에게는 남들보다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어려운 자격증을 손에 넣은 그 보람과 성취감은 매우 달콤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우리나라는 정말 차원이 달라요. 생텍쥐페리도 비행기 조종사였잖아요. 책을 보면서 내가 그 소설 속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많이 해요. 마치 계곡 사이를 지나가는 것처럼 구름 사이를 지나가고, 저고도 비행으로 굴곡진 산과 들을 보면 무한한 상상이 펼쳐져요.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신비로운 바닷속도 경험했지만, 하늘을 나는 게 더 큰 꿈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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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다이빙 교관과 코치 자격증, 스쿠버 다이빙 트레이너, 보트 면허, 바이크 소형과 대형 면허, 굴착기와 지게차, 공업 배관 자격증, 그리고 SBS에서 방영했던 〈키스 앤 크라이〉 프로그램을 통해 피겨 스케이팅 초급 자격증까지 갖고 있다. 

이미 개그맨으로서 입지를 충분히 다진 그가 굳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왜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한 이유를 그는 일종의 직업병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꼭 프로그램에 대입을 시켜본다. 최근에는 골프를 시작했는데 골프장의 녹색 잔디가 정글처럼 보인단다.

그에게 취미란 곧 방송의 연장이다. 김병만은 정극이 전문 분야였던 터라 구성력이 다른 개그맨들보다 뛰어났다. 어느 프로그램이든 게스트 중 한 명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호스트가 되어 이끌어가고, 어떤 일이든 항상 프로그램에 적용했다. 집짓기에 관심이 생겼을 때 SBS 〈에코빌리지 즐거운 家〉라는 프로그램을 했고, 당시 함께 일했던 방송작가와 함께 책까지 발간했다. 집을 지어본 후 집 짓는 기술을 이용해서 채널A의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이라는 집을 고쳐주는 프로그램을 하기도 했다.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이 필요한 프로그램도 머지않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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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저에게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 것 같아요. 도전을 통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죠.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마음을 먹고 절실하게 임한다면 해내지 못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는 일에 사람들은 보통 그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비행기 부분에 있어서 김병만은 그 ‘아무나’였다. 하지만 열심히 한다면 그 ‘아무나’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달인에서 정글 족장이 되기까지 상상을 현실로

그에게서 ‘달인’은 사실 지울 수 없는 고마운 단어다. 달인이라는 코너가 막을 내린 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했지만, 김병만에게 달인의 존재감을 뛰어넘는 엄청난 임팩트를 준 캐릭터는 단연 〈정글의 법칙〉의 병만 족장이다. 일부 사람들은 〈정글의 법칙〉의 족장 캐릭터를 달인의 연장선으로 보기도 한다. 〈정글의 법칙〉은 그에게 SBS 연예대상의 ‘대상’의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다. 그가 시청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비법이 뭘까?

“공자님 말씀에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 如樂之者)’라는 말이 있어요.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는 말이죠. 〈정글의 법칙〉을 이끌어온 시간이 벌써 10 년입니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늘 열정적으로 탐구했고 그 열정이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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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정글에서 자급자족하면서 배우는 건 생각보다 다양했다. 그 나라의 문화도 배우면서 동시에 주거 형태까지 배울 수 있었고,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집짓기로 이어졌다. 이미 넓었던 그의 스펙트럼을 훨씬 더 많이 확장시켜준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처럼 무인도에서 나무로 집 짓고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먹는 상상을 했었죠. 〈키스 앤 크라이〉 마지막 무대 연습을 하던 당시에 정순영 국장님과 담소를 나누다가 한 말이 현실이 됐어요. 어릴 때 즐겨보던 소설 《톰 소여의 모험》을 늘 꿈꿔왔던 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준 덕에 저에게 딱맞는 프로그램이 탄생했죠. 저의 상상이 이루어진 셈이에요.” 

코로나로 인해 해외 출국이 불가능한 요즘 국내 편으로 방송되고 있는 〈정글의 법칙〉. 해외에 신비로운 게 많다면 국내는 마치 바다나 산골로 놀러 온 기분이다. 해외에서나 봄 직한 자연 생태계는 보여줄 수 없지만, 그의 역할은 장소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가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시청자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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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라 

달인이 종영한 지도 10년이 훌쩍 지났다. 그런데도 아직도 유튜브에서 달인 영상 모음을 찾아보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국제 에미상 후보에 오르기까지 했다. 당시에 달인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과 중국에 가서 공연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첫 번째 공연 이후 두 번째 공연은 무대가 2배로 넓어져 있기도 했다. 

그만큼 현지의 반응은 뜨거웠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기로 유명한 중국에서도 달인을 대체할 사람은 없었다. 오로지 김병만이기에 가능했다. 통역도 없이 혼자 중국에 건너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애드리브로 넣을 중국어를 공부하기도 했다. 역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런 그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2017년 미국에서 스카이다이빙 훈련 중에 허리를 다쳤어요. 제 인생 통틀어서 가장 큰 슬럼프였죠. 한동안 편하게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심리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기 시작했어요. 병상에서 하염없이 좌절감에 빠져있을 때 바로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한 거죠. 위기가 곧 기회가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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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꼭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 비행기 예능 다큐멘터리다. 정보 공유가 목적이면서 그것을 시청자들에게 조금 더 쉽고 유쾌하게 전달하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특강도 해보고 싶다. 웃음이 목표가 아니라 사람들한테 전문 정보와 교육을 통해 더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다고.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사람들이 보통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김병만이 한다고 하면 또 다르다. 재미와 정보, 두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으니까. 

경험을 아이디어의 원천과 지식으로 삼으며 쉽사리 할 수 없는 도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열정맨 김병만. 그가 요즘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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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키도 작고, 남들보다 똑똑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갖고 싶은 게 있으면 끝까지 도전하고 두드리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진정으로 갖고 싶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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