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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지기의 또 다른 인연 만들기, ‘스칼라 요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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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연지기의 또 다른 인연 만들기, 

              ‘스칼라 요양원’


 UN의 ‘고령화 사회’에 관한 정의에 의하면 연령구조에 따라 한 국가의 전체 인구 중에서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aging society), 14%이상이면 ‘고령 사회’ (aged society), 20%가 넘으면 ‘초고령 사회’ (super aged society)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4년 노인 인구만 1천만에 육박해 2025년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그렇기에 국민의 대다수가 노인인구로 채워지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길목에 노인 인구의 ‘삶의 질’은 가장 중요한 이슈일 수밖에 없다. 특히 노인요양기관의 이용율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내 부모를 모시는 마음으로’를 기치로 내걸고 예술적인 요소를 접목시켜 운영하는 색다른 요양원을 만나게 되었다.


<글/사진 이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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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희양락 요양원 

낯익은 인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최양락·팽현숙 부부가 한때 KBS에서 방영하던 ‘유머 1번지’의 인기 코너 였던 ‘네로25시’를 연기하며 격조 높은 노후생활에 대한 어필을 하고 있다. 간판에 새겨진 ‘스칼라’라는 이름은 ‘인연지기’를 자처하며 수많은 커플들을 탄생시키고 또 문화예술에 대한 남다른 사랑으로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소위 ‘예술인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왔던 웨딩기업 ‘스칼라티움’에서 따온 이름이라 한다. 


문화운동가이자 예술인들의 숨은 조력자로 내로라하는 예술인들을 소리 소문 없이 도와왔던 신상수 대표가 웨딩그룹을 정리하고 도전한 새로운 ‘인연지기’ 사업이 바로 ‘스칼라’ 요양원이었다. 웨딩기업 ‘스칼라티움’에서의 인연으로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대표개그부부인 최양락·팽현숙 부부가 스칼라 요양원의 대표 모델로 선정된 것이었는데 친근하면서 유쾌한 이미지가 스칼라요양원에 스며드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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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화가의 중심지에 위치한 최고의 접근성

인터뷰 당일에는 정말 많은 비가 내렸다.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쏟아져 내리는 폭우 속에서 ‘어르신들은 이렇게 비가 오는데 얼마나 더 외롭고 우울해지실까’ 하는 생각을 하는 찰라, 도심 속 번화가의 중심에 위치한 ‘스칼라 요양원’ 간판과 마주했다. 요양원이라 하면 산속이나 변두리에 한적하게 자리 잡은 건물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복잡하고 가장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할 것 같은 위치에 스칼라 요양원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의외의 입지조건에 스칼라 요양원의 원장이자 신상수 대표의 친 누나인 신선경 원장은 ‘가까이에 있어야 자녀들이 오기가 쉽다.’며 요양원을 만들게 된 이야기를 꺼낸다.


“저희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만든 곳이 이곳 스칼라 요양원이예요. 너무 안타깝게 어머니는 신장투석을 주기적으로 하셔야 하는 등의 이유로 전문 의료기관에서 모실 수밖에 없었지만 정말 내 부모님을 모신다는 마음으로 인테리어를 하고 요양원 안의 시설물들을 설치했었지요.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감자전이나 국수를 해드리는데 소싯적에 비오는 날 잡수셨던 그 시절의 음식들을 드시면서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차별성을 더하다 

실제로 스칼라 요양원은 다른 요양원과는 많이 다른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어르신들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대형화면을 구비하고 노래방 기계까지 장착한 ‘헐리우드 영화관’, 파리의 에펠탑을 배경으로 한 액자를 걸어놓고 한 달에 한 번씩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머리를 다듬어 주는 ‘불란서 미용실’, 또 ‘핀란드식 사우나’ 등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스칼라 요양원은 요양원 이라기보다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이름이 훨씬 더 잘 어울릴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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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은 신상수 대표는 어르신들의 인지기능 향상에 ‘미술’이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여러 논문을 접하고 갤러리가 무색할 정도의 뛰어난 명화들을 200점 이상 전시했다. 그리고 그 작품들 중에는 신상수 대표와 신선경 원장의 아버지를 그린 그림도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어르신들 인지 활동에 가장 좋은 것이 색칠하기 입니다. 다른 활동보다 손놀림이 많고 집중하시니까 다른 생각도 안하시게 되고, 소근육 발달에도 좋습니다. 또 저희 요양원은 악기연주나 실꿰기, 공놀이, 종이접기, 퍼즐 맞추기, 찰흙놀이, 수박화채 만들기, 실버체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어르신들의 문화활동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스칼라 요양원은 의료서비스와 간호서비스를 기본으로 공기압 마사지, 핫팩, 적외선 치료 등을 적용하는 물리치료와 통증치료, 운동치료, 언어치료 등을 병행하는 작업치료를 제공한다. 또 식사, 배변·배뇨, 청결유지 등의 요양서비스와 개인별 맞춤식단으로 건강을 챙기는 영양관리서비스,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심리적·정서적 지원을 하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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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보다 편안한 요양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년 조사결과에 의하면 건강이 악화되어 돌봄을 필요로 한 상태가 될 경우, 응답한 노인들의 56.5%가 계속해서 자신들이 생활하고 있는 집에서 재가복지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지내고 싶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응답자의 7.2%는 이사하거나 이사 오도록 하여 가족이나, 형제자매, 친인척과 함께 살기를 희망하였고, 4.9%는 함께 살지는 않더라도 가족이나 형제자매, 친구가 살고 있는 근거리에서 살고 싶다고 답했다고 한다. 즉, 응답한 노인들의 68.6%가 자신의 집 등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 속에서 계속해서 살고 싶다는 통계가 나온 반면, 요양원이나 노인복지주택 등으로 이사하고 싶다는 비율은 31.3%에 불과했다. 


그러나 스칼라 요양원에 입소한 어르신들은 반대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집으로 외출하더라도 반드시 하루 이상을 넘기지 않고 요양원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물론 요양원의 방침이 1박2일 외박이 원칙이긴 하지만 어김없이 제시간에 맞춰 돌아와 주는 어르신들은 자신의 집은 ‘스칼라 요양원’이라는 생각이 가슴 깊게 자리한 듯했다.

 

도심 속에 위치한 편리한 접근성에 내부인테리어를 최대한 넓게 해서 마음의 여유를 줄 수 있게 공간을 활용하고 하루에 두 번씩 신나는 음악에 맞춰 ‘돌리고 돌리고’를 연발하는 건강체조를 해가며 깔깔거리며 웃고, 때론 콘서트 관람도 하고, 친 며느리 같은 교사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도하며 무료할 시간이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스케줄은 어르신들로 하여금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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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부모를 모시는 마음으로

스칼라 요양원은 입소한 노부모들의 인권을 소중히 여긴다고 한다. “노인성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어르신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 사랑과 섬김을 바탕으로 어르신들에게 인간 존중의 가치실현, 품격 있는 노후 생활을 보내실 수 있도록 전문적 요양 지식을 바탕으로 최고의 시설을 갖춘 스칼라요양원을 설립하였습니다.”는 설립취지를 내건 만큼 스칼라요양원은 소위 문화운동가 출신이자 철학을 담은 기업을 경영해오고자 노력해왔던 신상수 대표의 이념을 그대로 실천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대표님이 어머니에 대한 책을 썼어요. 그 책에는 저희 어머니의 삶이 고스란히 들어 있지요. 어머니를 직접 이곳에서 모시지는 못했지만 어머니를 모신다는 마음으로 어렵게 어렵게 여기까지 버텨 왔습니다. 선생님들께도 내 부모님이라 생각하고 모셔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렇게 성실히 운영하다 보니 총 62명까지 모실 수 있는 공간에 벌써 57명의 어르신들이 함께 하고 계십니다. 코로나 때 개소를 하게 되어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입소문으로 지역사회에서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요. 저희는 어르신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실 수 있도록 가족과 같은 나눔과 돌봄을 제공해 드리고 어르신들께 멋진 황혼의 활력을 날마다 선물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나는 철학이 있는 기업을 하고 싶다’는 책을 출간하며 웨딩 사업으로 약 6만 쌍을 부부의 연으로 어어준 인연지기의 새로운 인연 만들기는 삶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는 ‘인연’을 가장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드는 사업으로 이어졌다. 


노년의 삶을 ‘감성’으로 물들이는 ‘親예술 요양원’

신상수 대표와 함께 요양원 사업을 시작해 실질적으로 운영에 대한 책임을 맡고 있는 신선경 원장은 인터뷰 내내 소탈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요양원이 단순히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놀이터이자 예술적 감성을 끌어올리는 감성창작소의 역할까지도 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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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상수 대표는 스칼라 요양원을 더 스칼라 요양원답게 만드는 것은 ‘인연’이란 소중한 이름으로 현재까지도 삶을 함께 해오고 있는 여러 예술인들의 자원봉사라고 감사를 아끼지 않았다. 


“코리안엔젤스 무용단 문경숙 단장, 양재 윤스 스페이스 전통무용 공연단, 윤지현 단장, 마술사 함현진을 비롯한 여러 예술인들의 재능기부 공연은 언제나 어르신들의 삶에 윤활유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또 계원대학교 ‘다린헤어’의 이소현 원장의 주도로 한달에 한 번씩 진행되는 정기 미용봉사는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지요. 재능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언제나 어르신들의 삶에 기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희 스칼라 요양원은 언제나 이런 봉사자들에게 열려 있는 요양원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렇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설왕설래하는 ‘인연’이 삶을 더 풍성하게 한다고 믿습니다.”


스칼라요양원은 다음 문화체험 일정을 확정했다. 오는 8월 11일,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이 자원봉사차 스칼라 요양원을 방문한다.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 20여 명이 요양원을 직접 방문해 한국 민요와 트로트를 불러주면서 어르신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마침 요양원 벽에 스페인 화가 헤수스수스의 명화가 전시되어 있는데 스페인 합창단 까지 합류한다니 어르신들을 위한 국제적인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라는 것이 확실하게 증명이 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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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상수대표, 신선경 원장 부친>


마음의 향기로 전하는 진심 공동체, 따뜻함을 담다   

갑자기 시골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났다. 아직 요양원에 가실 연세는 아니시지만 이정도의 정성과 철학을 가진 곳이라면 우리 부모님을 모셔도 될 것 같다는 안도감이 밀려 왔다. 혹자는 요양원을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아마 대부분의 요양원이 어르신들을 모시는 것만을 그 목적으로 삼기 때문에, 또 더러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역작용을 하는 요양원이 있기 때문에 그런 비아냥섞인 평들이 생겨났을 것이다. 그러나 스칼라요양원은 아이러니 하게도 직접 보니 되려 안심이 되고 입소하는 것을 기대하게 되는 곳이었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시다가 돌아가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우울감을 겪는다.’는 신선경 원장의 고해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발걸음 내내 잔잔한 파도처럼 뇌리에서 넘실거렸다.

스칼라 요양원을 설립하고 운영하고 있는 신상수 대표와 신선경 원장을 만나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 자신의 가치와 철학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용기와 결단력이 우리 사회를 좀 더 아름답고 따뜻한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목적지가 충분히 이타적이고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하는 방향성을 가졌을 때, 이 세상에 전해지는 그들의 향기는 더욱 진해지고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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