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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운다" 1부 : 김현수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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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담장 밖 교육 


청년이 운다  : 김현수 정신과 전문의 


처음에는 코로나 때문에 먹고 사는 것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5~60대 자영업 사장님들을 주목했어요. 그런데 코로나 초기인 재작년부터 20대 반응이 나쁘게 나왔습니다. 딱 그때 해고되기 시작하는 20대 애들이 반응하기 시작한 거예요. 자살시도, 자해, 중반 지나가니까 확실히 20대의 자살률이 증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특히 20대 여성들이요. 코로나라는 강력한 충격이 왔을 때 우리에게 젊은이를 보호하는 제도가 없는 거예요. 그런 제도가 없다는 것을 보고 20대들이 또 충격을 받는 거죠.


글 윤용인 기자  사진 최재희 기자


* 2022년 1월 기획 담장 밖 교육 시리즈 2탄 "청년이 운다" 김현수 정신과 전문의 인터    뷰를 1,2부로 나누어서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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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에게 듣는 대한민국 청년 이슈 


김현수는 의사다. 고양시의 대학병원에서 정신의학과 의사로 외래 환자를 본다. 김현수는 교장 선생님이다. 2002년 ‘성장학교 별’을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다. 별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이다. 김현수는 작가다. 

선생님들의 상처를 다룬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2021년)부터 《코로나로 아이를 읽은 것들》(2020년), 《요즘 아이들 마음 고생의 비밀》(2019년) 등 거의 매년 교육과 관련된 책을 내고 있다. 학교, 쉼터, 소년교도소, 소년원 등과 관련한 많은 일을 했고, 지금은 <서울시자살예방센터장>, <코비드19심리지원단 단장>의 역할을 맡아 하고 있다. 위키피디아의 인물검색에 따라오는 타이틀은 교육평론가이다.


처음부터 교육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배움의 단절 앞에 놓인 친구들을 만나면서 교육과 인연을 맺었다. 대안학교를 하고 교사와 부모님을 만나고, 다시 그것이 네트워킹되어 연수프로그램이 생겼다. 강연한 것들은 묶여서 책으로 나왔다. 모든 것들이 이렇게 연결되다 보니 자신이 해야 할 일 하나하나를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있었다. 

그 집중 가운데 최근에 그가 가장 관심을 갖는 대상은 청년이다. 청년, 선거철을 맞이해서 우리는 이 단어를 무척이나 많이 접한다. 여기서도 청년, 저기서도 청년, 청년 찬가가 끊이지 않는다. 듣는 청년들은 시큰둥한데 부르는 사람들만 목이 쉰다. 이쯤 되면 찬가가 아니라 타령이다. 그런데 우리는 청년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아니,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는 있는가? 

최소한 코로나 이후 증가한 자살률 1위가 청년 세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도 아니라면, 집에 청년이라 불리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고 그와의 소통에 문제를 느끼고 있는가? 이 모든 질문에 하나라도 마음 끌리는 것이 있다면, 정신과 전문의 김현수 선생에게서 대한민국 청년의 현재를 들여다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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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기로에 선 청년들

윤용인 국장(이하 윤)  여전히 활동적이십니다. 

김현수 원장(이하 김)   힘이 안 떨어지네요. 


윤_  책도 거의 매년 나오는데, 칼럼을 엮으시는 건가요?

김_  주로 강의한 것을 책으로 냅니다. 가장 최근에 낸 책은 선생님들의 상처에 관한 얘기인데 독자들은 어쨌든 밝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당사자인 선생님들도 자기 상처를 직접 들여다보는 것을 힘들어하시고요. 자기가 잘하고 있는 거, 보기에 좋은거, 이런 것을 좋아하다 보니 누군가의 상처를 말하는 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윤_  전 세계적으로 선생님에 대한 교육이나 연수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김_  우리는 교사라는 직업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안정적이고 좋았는데 이직률이 높아지고 있죠. 교사라는 직업이 가진 안정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인데, 그것이 단순히 근무 조건 등의 이유가 아니라 아이들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가르쳐야 할 아이들이 힘들어지고, 그 부모님들이 힘들어지니까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는 것이죠. 


윤_  오래전부터 교육에 있어서 학교와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한결같이 말씀하셨는데 여전히  마찬가지인가요?

김_  그렇죠. 제가 현재의 교육 문제, 아이들의 문제, 선생님들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가 더 밝아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불행하게도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미래가 더 나아 지지 않고 있으니 계속 저는 책과 강연과 현장에서 교육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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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_ 교육이라는 주제가 너무 넓고 커서, 교육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막연하다는 느낌은 안 가지시나요?

김_  저도 당연히 구조를 보지만 구조로부터 출발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저는 환자를 보고 환자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어서 옛날부터 거기에서 시작했어요. 그렇게 해서 학교도 시작한 것이고 그렇게 해서 청년학교도 시작한 것입니다. 교사 모임도 마찬가지고요. 무슨 거대한 계획을 먼저 갖고 시작한 것은 전혀 아니고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 단계를 또 가고 다음 단계를 가고 이렇게 가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윤_  앞으로 우리가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나눠볼 텐데 이때 등장하는 청년이라는 범주는 물리적으로 몇 살부터 몇 살까지로 보면 될까요? 

김_    10대 후반부터 20대까지로 보면 좋을 것 같네요. 지금 다수를 차지하는 평범한 한국 사회의 중산층 내지는 중하층 청년들이겠죠. 어떤 사안에서 30대 역시 청년으로 묶기도 합니다만, 인터뷰에서 청년이라 할 때는 이 정도 범주로 약속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윤_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도 맡고 있으시죠? 그 곳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김_  코로나 시기에 비율적으로 가장 늘어난 자살은 청년들의 자살입니다. 그것을 줄이는 일이 현재 제가 제일 많이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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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_  청년들의 자살률이 가장 높아졌다는 것은 충격적으로 들립니다. 

김_  코로나 시기에도 다행히 국민 전체의 자살이 늘진 않았어요. 나이별 증가추세를 분석하면서, 저희도 처음에는 코로나 때문에 먹고 사는 것에 가장 큰타격을 받은 5~60대 자영업 사장님들을 주목했어요. 그런데 코로나 초기인 재 작년 초반부터 데이터가 나쁘게 나오는 쪽은 20대였습니다. 그래서 이게 왜 그런지 봤더니 딱 그때 해고되기 시작하는 20대 애들이 반응하기 시작한 거예요. 자살 시도, 자해, 데이터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중반 지나가니까 확실히 20대의 자살률이 증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특히 20대 여성들이요. 코로나라는 강력한 충격이 왔을 때 우리에게 젊은이를 보호하는 제도가 없는 거예요. 그런 제도가 없다는 것을 보고 20대들이 또 충격을 받는 거죠. 


윤_  어느 연령대라고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 않겠냐마는, 지금 청년들이 힘들어하는 직접적 원인도 코로나에서 시작하는군요. 

김_  현재는 코로나의 영향이 제일 크죠. 코로나로 취업도 안 되고 코로나로 여러 가지 길이 막히고 어른들의 이해가 부족하고 사회는 기회를 안 주고 그런데 자신들이 버틸 힘은 없죠.

 

윤_  어른들의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 뼈아프게 들리네요. 

김_   더 뼈아파야 합니다. 어른들이 청년들의 감수성이나 문화를 이해하라는 것은 나중 문제고요. 작년에 대기업 공채가 다 없어졌습니다. 청년들 앞에 펼쳐진 현실을 잘 이해하지 못하니까 어른들이 주도한 세계에서 저런 일들이 무감하게 벌어지는 것입니다. 어른들이 사회인으로 출발하던 시기와 지금은 너무나 큰 차이가 납니다. 일단 일할 곳이 없어요. 괜찮은 곳이라 여겨지는 곳에서 일할 기회를 주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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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_ 공무원 시험 수험생만 늘어나는 이유겠군요. 

김_ 그렇습니다. 기업이 언제 사람을 뽑을지 모르니 마냥 기다릴 수가 없죠. 국가는 그나마 안전하고 뽑겠다고 발표하고 시행하고 있으니 그 공부를 할 수밖에 없죠. 어쨌든 신분 상승의 하나의 계단이자 현실을 살 수 있게 했던 공채가 사라졌다는 것은 청년들한테 엄청 패닉이죠. 


윤_  저부터도 그 나이 때는 철도 십어 먹었어 라고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청년들은 어렵더라도 뭐든 다 극복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김_   그래서 작년, 올해 계속 2, 30대와 같은 젊은 세대들이 많이 자살하는 것이죠. 이 나라가 살기 진짜 힘든 곳이라는 것을 느끼는 것이죠. 국가가 해고로부터 보호해 주지도 않고, 일자리를 주는 것도 아니고, 복지 정책을 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청년은 기초수급권자도 안 해줍니다. 키오스크와 같은 기계문명에 대해 노년층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 주로 부각되지만 생계적 타격을 크게 받는 사람들이 청년들입니다. 예전에 하던 아르바이트 자리가 엄청 줄었어요. 햄버거집에서 알바를 뽑지 않아요. 홀에는 매니저 한 명만 있으면 되고 주방 안에서 음식 만드는 사람만 있으면 됩니다. 키오스크가 다 해내니까 아이들은 다 잘리는 거죠.  

편의점, 주유소도 50대 아저씨들이 자리를 차지합니다. 학원에 다니기 위해서 편의점 알바를 하고 햄버거 주문을 받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윤_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어져 버리는 거네요. 

김_  그렇죠. 내일에 대한 희망을 품기에는 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진 상황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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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이 운다 : "청년, 어른들이 몰랐던 그들의 문화, 그들의 시선 "  이 2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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