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마이진 - "국민에게 사랑받는 찐 가수 되고 싶어요"

“국민에게 사랑받는 찐 가수!

 되고 싶어요”

노래이외의 것에는 무게를 두지 않는다. 의상이나 제스쳐 보다는 오로지 연습과 열정으로 진지하게 노래와 만나는 것에만 ‘가수’로서의 의미를 두는 그녀는 야무진 노래쟁이다.

바로 가수 마이진이다. 요즘 KBS의 ‘트롯전국체전’에서 새롭게 그 진가를 보여주고 있는 그녀는 언제부터인지 듣는 노래가 아니라 보는 노래가 평가의 기준이 되어버린 요즘 오롯이 ‘노래’만을 생각하게 한다.

글 이지영 기자  사진제공 : DB엔터테인먼트

태권도 선수에서 저절로 끌리는 노래를 택했다

맑고 청량한 목소리의 톤에는 힘이 있다. 중성적인 느낌의 옷차림 뒤에는 타고난 성량과 끼를 지닌 천생 가수로서의 기질이 숨어 있었다.

“4살 때부터 21살까지 태권도 선수생활을 했어요. 어릴 때에는 남자아이들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말괄량이로 통했죠. 그런데 노래가 자꾸 귀에 들어오는 거예요”

       <사진출처 : MBN 현역가왕>

운동 못지않게 노래를 너무 좋아했다. 가수 이상은의 ‘담다디’가 나오는 레코드가게를 그냥 지나치질 못했다. 앞 뒤로 테잎이 다 돌아갈 때 까지 듣고 또 들었을 정도로 노래를 열성적으로 좋아했다. 중학교 시절에는 태권도 선수생활을 하면서도 어머니의 도움으로 가요제에 출전하곤 했을 정도로 음악을 향한 그녀의 열정은 일찌감치 타오르고 있었다.

가수 이선희나 마야와 같은 음악 장르를 좋아하고 즐겨 부르던 그녀다. 이런 그녀가 트로트로 데뷔하게 된 것은 순전히 같이 가수로 활동하던 선배 여가수의 조언 때문이었다.

“사실은 외모가 여성스럽지 않고 화장도 전혀 할 줄 몰랐어요. 알고 지내던 선배의 조언으로 오디션이란 걸 보게 되었죠. 하필이면 트로트를 많이 필요로 하는 공연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의 오디션을 보게 된 거예요”

가수로서의 가능성을 알아본 기획사에서는 노래 잘하는 마이진에게 트로트로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된 것이 바로 트로트 가수로의 시작이었다. 그러니 날씬한 미니스커트에 반짝이 의상이 공식처럼 되어있는 트로트계에서 가수로의 입지 굳히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을 터이다. 하지만 그녀는 늘 당당하게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 노래와 정면승부를 택했다. 떡잎부터 달랐던 가수다.

마야 빅마마 노래 즐기던 그녀에게 새롭게 꽂힌 건 ‘트로트’

“원래는 마야 선배의 ‘나를 외치다’, ‘빅마마’의 체념을 좋아했어요. 10여 년 전 당시 젊은 아이들이 즐겨 부르던 노래를 자주 불렀었어요. 그런데 트로트를 시작하면서 노래를 듣자마자 ‘내 노래’ 라고 느끼게 된 곡이 있었죠.”

트로트를 잘 모르던 때였다. 엄마를 통해 트로트의 이모저모를 배워오던 시절 마침 일본 활동을 마치고 한국으로 와서 첫 방송을 하던 김연자씨의 무대를 보게 되었다. ‘수은등’을 부른 가수라는 설명은 들었지만 처음으로 김연자씨를 보게 된 마이진이 그날 들은 노래는 바로 ‘10분 내로’ 라는 곡이었다. 파워풀하고 간드러진 목소리를 듣고는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그 노래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 ‘10분 내로’는 행사장의 메인 레퍼토리가 되었다.

                                      <사진출처 : MBN 현역가왕>

가요무대, 나는 트로트 가수다, 복면가왕 등 내노라 하는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가수로서의 입지를 굳힐 무렵 그녀의 가슴에 꽂히는 새로운 곡이 생겨났다. 바로 가수 조항조의 ‘옹이’ 라는 곡이었다. 무조건 무대에서 열심히 하기만 했던 마이진에게 ‘옹이’는 위로와 용기를 주는 노래였다. 힘들 때 ‘옹이’를 들으면 위안이 되었다.

“‘얼마나 달려가야 이사랑 내려놓을까, 어디쯤 달려가야 그리움도 놓을까~’라는 가사가 와닿았어요. 남들이 느끼기엔 사랑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저에게는 이제껏 살아온 삶과 같았죠. 얼마나 더 가야 힘들었던 것을 내려놓을 수 있을지, 얼마나 더 가야 이 마음을 비우고 살아갈 수 있을지로 들렸습니다.”

고단하고 지난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버텨온 그녀에게 잠시 숨 돌리기를 하게 해주는 노래였다. 12년이라는 가수생활을 잠시 위로해주는 토닥거림에 애써 참아왔던 한숨을 내어뱉을 수 있는 곡이 그녀에겐 바로 ‘옹이’ 였던 것이다.

 부모님 헌신적인 뒷바라지 속에 차근차근 올라온 스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엄마요. 엄마가 아 니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고등학교 때 태권도를 하다 보니 아침에 7시까지 등교했어요. 첫 차를 타기도 애매하니까 엄마는 하루도 빠짐없이 그 먼 거리를 운전해서 데려다주셨어요. 밤새 일하면서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를 태워다 주셨죠. 시합 때는 우리 선수단들 먹을 음식을 직접 만들어 가져오셨어요. 정말 대단한 우리 엄마예요.”  

학창 시절부터 본격적인 가수 생활을 하기까지 끝없는 지지와 실질적인 뒷받침을 해주었던 이들 도 바로 부모님이다. 지금은 회사에 소속되어 많은 부분 짐을 덜었지만, 트롯을 잘 모르던 딸에 게 트롯 음악을 가르쳐주고 연습을 시키고 또 좋은 곡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엄마가 했다. 그뿐 만이 아니다. 음반을 내고 활동을 하던 초반 4~5년은 엄마는 마이진의 매니저를 자처했다. 가게 를 운영하느라 힘들 텐데도 잠은 못 자더라도 직접 운전해서 지방 행사에 동행했다.  

그래서 행사 장에 가면 스텝들이 늘 엄마를 찾았다. 지금은 아버지가 매니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부모님들의 열성과 지지로 가수 마이진은 노래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한 걸음 한 걸음 지금의 무 대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녀가 유난히 예의 바른 이미지를 가진 이유도 이런 부모님들 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본능적으로 어른들의 말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따랐던 그녀만의 인성이 먼저 자리 잡고 있었으리라. 

마이크만 잡으면 달라지는 그녀! 무대는 늘 열정의 도가니 

말은 재미있게 못 해도 마이크만 잡으면 그녀가 달라진다. 그 작은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열정과 타고난 목소리는 순식간에 사람들을 무력화시킨다.  

“한번은 육, 해, 공군이 다 모여서 하는 군인 행사에 초대가수로 갔었어요. 그 당 시는 지금보다 더 보이시한 콘셉트였고 가끔 신발을 벗고 노래하는 습관이 있었어 요. 그날도 마침 신발을 벗고 노래를 하고 있는데 제 노래에 기분이 좋아지었는지 군 간부들까지 올라와서 춤을 추는 거예요.”

춤추던 군인들의 발이 그녀의 발을 밟아버렸다. 맨발이 군화발에 밟혔으니 고통 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그날 쓰고 갔던 중절모자도 흥이 난 군인 관객에 의해서 내동댕이쳐지기도 했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아픔을 느낄 겨를조차 없었단다. 노래라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벽을 없애는 것이라는 생각에 마 냥 즐겁고 재미있었단다. 

관객과의 소통에 있어서 매사가 긍정적이고 감사가 넘치는 가수가 마이진이다. 귀 하게 선택한 노래 인생에 최선을 다해서 매진하고 즐긴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세 상을 향해 당당하게 쏘는 강한 목소리가 있다. 

“치마를 입지 않는 저에게 치마를 안 입을 것 같으면 아예 행사에 오지 말라고 하는 곳도 있었어요. 세상 모든 이에게 자기만의 개성이 있어야 하듯이 저에게도 나만의 캐릭터가 있어요. 치마 입지 않았다고 못 오게 하는 행사라면 아예 가지 않는다는 게 제 소신입니다”  

노래보다도 외모를 지향하는 상업화된 현실에 정면으로 자 신만의 캐릭터로 도전하는 당당한 가수다. 

정돈된 듯한 깔끔한 외모에 곡에 따라서 목소리나 기 교는 간드러지고 여성스러움이 넘치는 그녀이기도하다. 노래는 듣는 이들에게 때론 웃음으로 때 론 눈물로 카타르시스를 전해야 한다. 가수라 는 직업에 있어서 노래 자체의 완성도는 모 든 가치판단의 제1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다. 

“트롯은 인생이 녹아 있는 노래라고 생각해 요. 어떤 분들은 지금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노래를 하라고 해요. 어차피 트롯이라는 것 이 인생의 깊은 맛을 다루는 것인데 특히 어 머님 아버님들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깊은 맛을 내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히트곡 10곡 정도 남기는 가수가 되는게 목표 

마이진에게는 팬클럽 ‘Blue’ 가 있다. 오랜 무명생활을 버티게 해준 가장 큰 버팀목이었다. 

1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했지만, 공식 출범은 지난 2017년이었다. 신곡 발표와 더불어 최근 창단 2주 년 기념식을 했다. 개그맨 김경식 씨가 사회를 보고 배우 김민종 씨가 특별출연을 해서 트롯계의 유망주인 그녀를 향한 기대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저는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색을 좋아해요. 바다는 시원하고 깊은 느낌이 있는 무엇이든 품어줄 수 있는 넓은 느낌도 가지고 있어요. 제가 부르는 노래도 때로는 차갑고 때로는 따듯하고 또 깊 은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죠. 그래서 팬클럽의 이름도 블루라고 짓게 되었어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와 안정적인 가창력은 여러 방송프로그램을 통해서 검증을 마쳤다.

실력 있는 가수가 많은데 그간 그들을 알리고 지원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았던 게 사 실이다. 아이돌이나 걸그룹 가수들의 무대는 상당히 품격을 갖추고 있는 데 비해 트롯은 아직도 무대가 단조롭다. 그러다 보니 노래에 담겨 있는 내용을 다 전달하기가 부족한 것이 아쉬웠단다. 그녀는 ‘트롯전국체전’에 나간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고 했다. 

“트롯전국체전은 가수도 시청자도 품격을 느끼는 프로그램이거든요. 트롯 방송도 품격 있는 무대 의 프로그램들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이 가수라면 히트곡이 10곡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가수 마이진. 오랜 세월 태권도를 하면서 다져진 정도(正道)를 걷는 중심 잡기가 몸에 밴 듯한 안정감 을 주는 가수이자 특유의 밝음과 긍정의 도전정신을 가진 미래가 기대되는 젊은 가수다. 드라마 ‘커피 프린스’의 여주인공이 남자배우를 ‘마이 찬~’이라고 부르는 데서 착안해 예명을 ‘마이진’으로 정한 그녀. 전국민에게 ‘나의 진, 마이 진’으로 불릴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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