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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과 원칙, 윤리가 일상화된 사회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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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융합상생포럼 강석진 이사장

기본과 원칙,

윤리가 일상화된 사회로 가자!

 

강석진 이사장은 20년간 GE코리아의 회장을 지낸 뒤 한국전문경영인학회 이사장이자 CEO컨설팅그룹의 대표로 활약해온 한국 경영계의 구루(guru)다. 지난 2016년부터 사단법인 융합상생포럼(Convergence Symbiosis Forum)의 이사장으로서 우리나라 경영과 사회 분야의 상호협력과 소통을 위한 포럼 역할과 재능기부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PEOPLE 365》는 강석진 이사장 에게서 우리 시대의 화두인 융합과 상생의 가치를 찾아보고 한국 사회를 향해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담아보았다.

글 박창수 기자 사진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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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상생포럼이 출범한 지 5년이 넘었습니다. 포럼이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주세요?

제가 네덜란드에서 8년간 경영학 박사 과정 학술연구를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유럽의 선진사회는 서로의 경계를 넘어서 다양한 분야의 리더와 단체들이 상호 교류하며 융합하고 상생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한국 사회의 선진화를 위해 창조적인 융합과 상생발전의 사회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 간에 창조적인 지식과 아이디어를 상호 교류하며 보완적인 융합과 협력을 통해 가치창조를 극대화할 수 있는 높은 지식 생산성의 한국 사회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 귀국한 후 사회의 지도층 여러 인사와 만나 이 중요한 과제를 논의하였으며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과 2016년 6월 20일 가칭 <창조융합 상생발전 포럼> 1차 발기인 회의를 했죠. 이어서 11월에 (사)융합상생발전포럼 창립 심포지엄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습니다. 그때부터 포럼의 정기적인 활동이 시작되었으며 창조적인 융합과 상생발전의 사회문화 구축을 위해 민·관·연·산·학 등 여러 분야의 지도급 지식인들이 포럼의 정기적인 행사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포럼에서는 그간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요?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는 매년 4회 정도 사회의 열린 소통과 융합을 위한 각종 핵심과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기업과 기업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의 단체 간의 상호협력을 통한 융합과 상생, 사회발전을 함께 추구하는 다양한 주제를 토론하는 심포지엄을 추진했습니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윤리가 정착된 선진사회 구축, 때로는 농업의 선진화를 위한 방안 등 특별한 주제에 대해서도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지식과 의견을 공유해왔습니다. 

행정부, 정부출연 연구기관, 국회 관련 위원회, 경제단체와 기업경영인, 문화예술 관련 단체 등 사회 각 분야의 지식인들이 함께 참여합니다. 

행사 때마다 100~200여 명의 각계 전문가와 회원들이 모여서 의미 있는 토론을 하며 결과를 도출해왔습니다. 저를 포함해 30여 명의 공동대표가 사회봉사 정신으로 포럼을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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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의 요청으로 지방에서도 심포지엄을 열었다고 들었습니다.

2018년 경상북도 도지사의 요청으로 상주시에서 ‘한국농업 선진화를 위한 네덜란드식 선진농업기법 도입’을 주제로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산업과 경제의 선진국으로 알려진 네덜란드는 우리나라 국토면적과 인구의 1/3 정도의 작은 나라이지만 농축산물의 수출이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의 국가입니다. 

첨단 산업기술을 농축산업에 융합시켜 발전시킨 네덜란드의 성공사례를 이 분야 전문가들이 발표하였으며, 이 세미나를 위해 네덜란드 대학과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에서 네덜란드의 선진 농축산업에 대한 영상자료를 제공하여 심도 있는 세미나가 되도록 지원해 주었습니다. 

특히 상주의 현지 영농인 100여 명이 행사에 참여하였으며 세미나의 마지막에는 참가한 영농인들이 네덜란드의 성공사례를 한국농업의 선진화를 위해 실천해 보겠다고 다 함께 선언했습니다. 보다 내실이 있는 뜻깊은 심포지엄이 되었고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는 상주가 제 고향이었기에 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융합상생포럼과 함께 이끌고 있는 ‘CEO컨설팅그룹’은 어떤 단체인가요?

IMF 경제위기 당시만 해도 ‘전문경영인’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던 시절이었죠. 국가 경제위기 탈출에 도움이 되고자 뜻을 함께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들이 모여 ‘한국CEO포럼’이라는 한국 최초의 전문경영인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CEO포럼의 초대 공동대표로서 열정을 쏟으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포럼의 회원인 산업계, 금융계, 학계 대표들이 150명 정도 참여하여 매월 신라호텔에서 경영의 선진화를 위한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를 추진했

습니다. 이로 인해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존중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후 경제인들과의 첫 번째 회의에 전경련과 같은 경제단체들을 대신하여 전문경영인 단체인 한국 CEO포럼의 대표와 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했을 정도 였어요. 

2001년 28년간 근무했던 GE 은퇴 시 한국CEO포럼의 임원들과의 만찬 회의에서 “이제 나는 현장 경영을 떠나 자유인이 되었으니 화가로서 미술에 열정을 쏟겠다”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들로부터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기대했었는데 “강 회장님 당신이 경험한 세계 최첨단 경영의 지식을 당신의 머릿속에 담고 떠난다는 것은 나라를 위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입니다.”라면서 내가 경영계를 떠나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했어요.

저는 28년간 GE코리아를 경영하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기업과 경영인들에게 GE의 경영사례와 함께 선진경영의 지식을 전달해 왔으며 여러 기업과 대학에서 강의를 통해 선진경영의 지식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설명했지요. 하지만 그들은 그동안 내가 전달한 경영의 지식은 내가 알고 있는 첨단경영지식의 절반도 되지 않으며 그 소중한 선진 경영의 지식을 가지고 경영계를 떠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날의 난상 토론에 참여했던 한국CEO포럼의 공동대표와 임원들은 전문경영인들의 선진경영 지식을 국내의 중견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에 전달하는 재능기부 봉사를 함께 하기로 합의하였으며,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토론에 함께하였던 CEO포럼의 임원들이 발기인이 되어 조직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것이 CEO컨설팅그룹이라는 법인을 출범하게 된 동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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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네덜란드로 박사학위 과정을 위해 유학을 떠났습니다. 60대 후반이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는지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GE는 연간 순이익이 세계 1위의 세계적 기업이었어요. 전설적인 경영자로 불리는 잭 웰치 회장은 1981년부터 2001년까지 20년간 GE를 경영하면서 기업의 시장가치를 세계 1위로 성장시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인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잭 웰치 회장 재임 시절 20여 년간 저 또한 GE코리아를 경영하면서 GE의 세계화 경영의 성공사례를 한국에 만들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에 들어오면서 경영계에서는 사람 중심의 창조적인 리더십과 창조적인 조직문화와 지식 생산성 경영을 통해 기업의 가치창조를 극대화하며 지속성장을 가능케 하는 것이 경영의 화두였습니다.  

당시 서울대학의 조동성 경영대학장과 한국을 방문 중인 네덜란드 대학의 케셀 경영대학장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선진경영의 리더십과 가치창조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을 했습니다. 그때 경영학계의 세계적인 석학 두 분에게 가치창조의 가장 인정받는 성공사례인 GE의 경영 리더십과 조직문화와 높은 지식의 생산성을 바탕으로 한 가치창조에 대해 식탁 위에 도면을 그리며 설명을 했습니다. 그때 두분은 나의 설명에 감동하면서 내가 설명한 내용은 대단히 중요한 이론이므로 학술적으로 연구하여 박사학위 논문으로 완성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제안을 했습니다. 

그때 케셀 학장은 자기가 직접 저의 학술연구 지도 교수 역할을 하겠다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날 두 분의 경영대학 학장들과의 만찬 토론에서 박사 과정 학술연구를 하기로 예기치 않았던 결심을 하게 되었으며 늦은 나이였지만 그로부터 한 달 후에는 네덜란드의 대학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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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8년이라는 오랜 학술연구 기간 동안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매일 연구실에서 오랜 시간 수많은 사례연구 분석과 선행연구 자료들을 검토하면서 새로운 분야의 학술연구를 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자신이 좋아서 선택한 학술연구였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네덜란드는 도심의 주요 이동 수단은 자전거입니다. 저도 평상시 자전거를 이용하여 생활했습니다. 기초체력 관리가 저절로 되는 셈이지요. 처음 학술연구를 시작할 때는 3년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하고 시작을 했는데 실제 연구를 추진해 보니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리더십과 조직문화, 지식생산성과 가치창조 이 네 핵심분야에 관련된 선행연구에도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실제 사례연구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어요. 사례연구대상으로 선택한 삼성, LG, 웅진, 신한금융, 4대 기업의 사례를 연구하기 위해 몇십 명의 경영자와 임직원들을 직접 인터뷰했으며, 통계분석을 위해서는 기업별 3~4백 명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지요. 깊이 있는 사례연구를 위해 정량적 통계분석과 인터뷰를 통한 정성분석을 결합하여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박사학위 연구가 완성되기까지 8년이 걸렸습니다. 연구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연구결과를 확신할 수 있었으며 만족했습니다. 저의 연구가 경영의 핵심요소인 리더십과 조직문화 지식생산성과 가치창조, 이 네 분야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세계 최초의 연구논문으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본 연구의 결론 부분은 미래 지향적인 가치창조 경영의 지침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리더십, 조직문화, 지식생산성과 가치창조〉의 연구논문이 무려 300페이지가 넘는 책으로 되어 있습니다. 논문에서 가치창조 극대화를 경영의 핵심 과제로 거론했습니다.

경영의 최종 목표는 가치창조입니다. 가치창조를 극대화하기 이해서는 지식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지식경영에서 시작됩니다. 열린 조직문화에서 모든 조직 구성원들의 창조적인 두뇌와 아이디어를 활용하게 되어 조직의지식생산성이 극대화되며 결과적으로 기업의 가치창조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창조적인 열린 조직문화 구축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경영자의 리더십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잭 웰치 회장의 경영 리더십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위드코로나 시대가 오면 융합상생포럼도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될 텐데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가 됩니다.

지금은 초연결 시대입니다. 국내외 및 지역사회 각 주체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창조적인 융합을 통한 지식의 생산성과 가치창조의 극대화를 이끌 수 있는 주제를 발굴하여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된 다양한 갈등들을 상호 융합을 통해 해결해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정치인들에게 윤리개념을 어떻게 주입시 킬 것인지에 대해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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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미국의 CNBC 방송 프로그램에서 세계화 경영을 이끈 전문경영인이며 프로 화가로서 30분 간의 특별 생방송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때 경영과 예술의 공통점에 관해 설명하여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네 맞아요. 저는 경영과 예술은 서로 다른 분야이지만 기본적으로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통점으로 창조적 사고, 열정, 프로정신, 주인의식과 결단력, 이 네 가지를 꼽을 수 있어요. 경영도 예술도 창조적인 생각이 기본입니다. 예술가들은 작품창작에 모든 열정을 쏟아요. 경영인도 열정 없이는 조직을 경영하는 리더가 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예술을 할 때 아마추어 정신으로 하면 아마추어 작품이 나오고, 프로정신으로 하면 예술 작품이 탄생합니다. 경영도 마찬가지죠. 프로정신으로 경영하지 않으면 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인의식과 결단력이 필요한 것 또한 예술과 경영이 공통적입니다.

 

경영계의 그루(guru)면서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십니다. 한국 사회를 위해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 국가이지만 도덕과 윤리 면에서는 하위입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기본과 원칙이 지켜지고 윤리가 일상화된 사회로 가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모든 국민이 함께 고민하고 반성하면서 개선해 나가야 할 일이죠. 저는 정치인들이 앞장서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회의원이 되려면 <윤리규정선서>를 반드시 해야 하는 그런 국회 윤리규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사회의 도덕과 윤리를 무너뜨리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정치인들이거든요. 간혹 정치인을 만나 이런 얘기를 하면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정치인들도 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정치인들과 사회지도층이 먼저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젊은 세대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이 되고 국가와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요?

 

LIFE STORY_ 화가 강석진

 

'부감구도’ 화풍 즐기며 

자연과 대화를 

나누다

 

80이 넘은 노신사는 명함을 내밀 때 앞면의 CEO 명함보다는 뒷면의 화가 명함을 눈에 보이게 준다. 국내 경영계의 맏형이지만 경영활동 못지않게 미술 창작 활동에 빠져 살아온 서양화가 강석진 화백이 그렇다. 30대 초반에 미술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화구는 그의 삶에서 가장 가까운 동반자다.  “주말이나 휴일엔 늘 화실에 있어요.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전화도 놓지 않았어요. 이곳에서 미술 작업을 하는 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고 자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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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로서 걸어온 길이 자그마치 50여 년이 넘는다. 1995년 서울갤러리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연 후 총 8회의 개인전과 국내는 물론 러시아, 프랑스, 브라질, 이탈리아 등 각국에서 170여 회의 그룹전과 기획전 경력을 지녔다. ‘미술세계 선정 2018 자랑스러운 미술인상’도 수상했다. 

완성된 작품이 500 여 점에 달하며 마지막 작업만 하면 완성될 미완성 작품만도 400여 점에 달한다. 그러니 그가 경영인이라는 타이틀 못지 않게 ‘화가’라는 두 글자 앞에서 당당하다.

“미국 뉴욕의 투자금융회사에 재직하던 젊은 시절이었어요. 회사에서 숙소까지 거리가 멀지 많아 도보로 출퇴근을 즐겼어요, 퇴근길에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지나게 되는데 센터럴 파크에서 그림을 그리는 젊은 화가와 자주 만나게 되어 그의 그림을 구경하면서 말을 걸었고 그림에 빠져드는 계기가 됐어요” 

한번은 젊은 화가의 안내로 미술 재료 화방으로 찾아가 당시로써는 큰돈을 들여 미술도구를 구매했다. 그날부터 화가의 길이 시작됐다. 귀국 후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주말이면 화가들과 함께 서울 근교의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현장에서 그렸다. 

해외 출장을 갈 때도 늘 화구를 챙겨 떠났다. 틈만 나면 여행지에서 그 나라의 이름다운 풍경을 그렸다. 강 화백의 작품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작품 소재가 자연으로 특히 전원적인 풍경이 많고,  대작이 많다는 것. 국내든 외국이든 넓은 들녘, 논과 밭, 마을, 도시의 파노라마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높은 곳에서 대지를 내려다보는 그의 화풍을 미술평론가들은 ‘부감구도’라고 표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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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의 풍경을 그린 그의 작품에는 그가 유년 시절을 보낸 시골의 기억들이 크게 작용한다. 

강 화백은 경북 상주가 고향이다. 이곳에서 대학입학 전까지의 유년 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의 눈에 들어온 논, 밭, 나무, 들녘과 산은 그의 진정한 벗이었고 공존공생의 대자연이었다. 

순수한 자연의 숨소리를 그대로 화폭에 담을 수밖에 없는 것은 자연의 친구가 된 운명이자 인연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를 끌어안은 또 하나가 바로 시(詩)의 세계다. 

“아침에 산에 오르면 나무들이 반갑다고 인사하는 소리가 들려요. 산 위에 올라 하늘을 보고 누우면 나뭇잎들과 풀벌레들의 합창이 귀를 즐겁게 하죠. 그러다 보면 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그들과 동화처럼 순수하고 편안한 마음의 대화를 나누게 돼요. 그림을 그리면서 자연과 마음의 대화를 나누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를 쓰게 되었어요.” 

출근길 강남에서 광화문으로 오는 길에 이태원을 지나면 남산 터널을 이용하지 않고 우회하여 남산의 소월길을 지나간다. 친구가 된 가로수 은행나무들의 연두색 잎들이 늦가을 노랗게 물들어 떨어질 때 그들의 작별인사를 듣는다. 떨어진 은행나무 잎들이 “친구인 우리를 데리고 가면 안 되냐”고 말하니 남산 길에서 담아온 은행잎들이 지금은 사무실과 화실에서 그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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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그림을 그리며 여행을 하였던 50여 개 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린 그림들과 그곳의 문명과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강석진의 지구촌 기행과 예술경영》이 출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가 지나온 삶에서는 경영, 그림, 시 그 어느 하나도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의 냄새가 진동한다. 경영계에서는 ‘경영의 구루’라고 말하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시골 소년의 때 묻지 않은 영혼이 자연과 함께 머무는 게 분명하다. 아이러니하지만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그가 예술과 경영의 기본 정신은 같다고 말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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