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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희> 개그맨 김대희 : “개그, 배우, 봉사, 다 놓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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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꼰대희 개그맨 김대희>

 “개그, 배우, 봉사,  다 놓치지 않을 거야”   


KBS 개그콘서트 ‘대화가 필요해’에서 동민이 아버지로 수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개그맨 

김대희. 당시 연예 대상에서 최우수상까지 거머쥔 그가 채널A 프로그램 <천일야사>를 통해 다 

시 한번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으러 왔다. 천생 개그맨일 것 같은 그에게도 사실은 궁극적인 꿈 

이 있다던데 그건 무엇일까?

글 김현보 기자  사진 주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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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그는 

국방 TV ‘행복한 군대 이야기’ 진행하며 개그 공연장 ‘JDB 스퀘어’ 오픈 


“국군 장병의 인권 보호와 병영 문화를 재밌게 소개해 주는 국방 TV의 예능프로그램 <행군기>의 진행을 맡은 지 벌써 5년째네요.”

많은 사람들이 작년 이후 TV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생각한 개그맨 김대희는 실은 5년 동안 국방 TV의 ‘행복한 군대 이야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었다. 지금 그는 방송활동과 동시에 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고 있고, 작년에는 개그 공연장인 JDB 스퀘어도 오픈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올해 1월까지만 해도 JDB 스퀘어에서 수많은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집합 금지 명령 때문에 모든 공연을 멈춘 상태에요. 미국에서 8년 정도 코미디언으로 활동을 한 ‘대니 초(Danny Cho)’라는 친구와 함께 스탠드 업 코미디 공연을 했고 개그콘서트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대화가 필요해’라는 코너를 ‘대화가 더 필요해’라고 연극 버전으로 재구성해서 공연도 했죠. 자체 제작한 공연뿐만 아니라 대관으로 <써니텐>이라는 뮤지컬도 했었어요 .”

반응은 좋았지만, 지금은 공연을 선보일 수 없는 상황이다. 아무래도 코미디 회사에서 만든 무대이다 보니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모든 콘텐츠의 공연은 가리지 않고 할 예정이다. 이미 개그맨으로서는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입지를 다졌고 2013년에는 KBS 연예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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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승승장구 중이었던 그가 갑자기 개그 공연장을 설립한 이유가 무엇일까?

“취지는 딱 두 가지에요. 첫 번째는 개그맨을 꿈꾸는 지망생들을 육성하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우리 회사 소속 연기자들의 브랜드 공연을 만들기 위함이에요.”

안타깝게도 공중파 방송 3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다 없어진 상태고 개그맨들을 뽑는 공채도 없어졌다. 말 그대로 개그맨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점점 좁아지는 추세다. 

평소 후배 양성에 관심이 많았던 그였기에 개그 공연장을 설립하고 오롯이 신인 개그맨들을 위한 무대도 기획했다. 인지도가 전혀 없는 신인 개그맨들의 공연이기 때문에 도전과 실험정신이 섞인, 조금은 무모할 수 있는 공연이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봐준 관객들이 더 많았다고. 과연 그는 개그의 소재에 대한 영감을 어디에서 얻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대화가 필요해’의 동민 아버지 캐릭터는 저희 장인어른을 모티브로 삼았어요. 장인어른이 전형적인 경상도 분이시거든요. 실제 저희 처가댁 저녁 식사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조금 더 재미있게 각색해서 콩트로 만든 거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영감을 받기도 하지만 오히려 친구들과의 술자리나 사소한 일상에서 영감을 얻는 경우가 더 많단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처가댁에 식사하기 위해 종종 들리는데 경상도 출신의 무뚝뚝한 장인어른이 처남이 학교에 간 줄도 모르고 왜 아들은 방에서 나오지 않냐고 버럭 하는 모습과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는 장모님의 대화를 보고 들으면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고. 그래서 바로 코너를 짜기 시작했고 대박을 터트렸다. 12년 전에 끝난 코너지만 아직도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유튜브를 통해 ‘대화가 필요해’를 다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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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유튜브를 시작한 김대희. 

“능동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걸 직접 제작하고 싶어서 최근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어요. 채널 이름이 <꼰대희>예요. 저의 부 캐릭터인 동민이 아버지가 젊은 친구들의 트렌드를 경험하는 콘텐츠에요.” 유튜브 콘텐츠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우선 ‘좋아요’ 와 구독부터 눌러달라던 그는 역시 천생 개그맨인가보다. 그는 아직도 시청자들이 잊지 못하고 있는 동민 아버지의 캐릭터를 꼰대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시켰다. 팬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자주 하고 싶은 마음과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만의 자유로운 개성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채널A의 장수 프로그램인 <천일야사>가 새로운 콘셉트로 개편하면서 개그우먼 김민경과 함께 위대한 식사라는 코너를 맡아 하게 됐어요. 음식에 관한 역사적 이야기를 사극 버전으로 바꿔서 재치 있게 재구성한 에피소드 형식이에요 .” 

<천일야사>는 4년 만에 기존의 구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콘셉트로 탈바꿈했다. 그 프로그램 특유의 틀이 변형되면서 기존 애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린 상태. 평소에 김대희 본인과 제작진들도 꼼꼼히 모니터 해가면서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한단다. 그래서일까? 최근에 방영된 에피소드의 반응이 아주 뜨겁다. 


또 다른 나

엔터테인먼트 설립, 영화 출연 이어 NGO 봉사활동 

유튜브 채널도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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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청주대학교 연극 영화과 출신이에요. 항상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어요.”

그가 개그맨이 된 이유 중 하나도 희극 연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기가 너무 좋아서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 동아리 활동을 했다. 개그맨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좁아지면서 많은 개그맨이 배우나, 가수로 전향한다. 김대희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사실 2009년에 개봉한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에 주조연급으로 출연한 적이 있어요. 시나리오에도 참여를 했었죠. 그 감독님의 차기작도 함께 준비 중이에요.” 그는 김동원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영화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코로나19로 인해 아마도 내년쯤에 크랭크인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금도 드라마나 영화에 종사하는 연출팀을 만나 꾸준히 미팅하고 있다. 개그맨이라

는 직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면서 입지를 다져가는 중이다. 

“개그맨들이 연기하면 대부분 감초 역할이죠. 하지만 저는 무게감이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범인 혹은 살인마 같은 느낌의 웃음기를 싹 뺀 캐릭터요. 특히 범죄와의 전쟁에 나왔던 최민식 선배님의 역할이 정말 해보고 싶더라고 요 .”


정극 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는 평소에 누아르 장르를 좋아하는 만큼 무게감 있는 역할에 욕심이 있다. 사람들이 결코 예상할 수 없는 반전의 열쇠를 쥔 역할이랄까? ‘개그맨이니까 당연히 또 웃긴 역할을 하겠지’ 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고.

개그맨 김대희, 배우 김대희, 마지막으로 김대희라는 이름 앞에 붙을 수 있는 수식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경영인이다. 개그맨과 배우는 같은 연예계에 종사한다는 교집합이 있다. 하지만 경영인은 완전히 다른 분야다.  “제가 꼼꼼한 성격이에요. 그래서인지 회사를 운영하는게 잘 맞더라고요. 저 스스로가 소속사를 설립한 건 처음인데 나름대로 경영의 묘미를 느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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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B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1년 동안 단독 대표를 해오다 회계 부분에 어려움을 느껴 회계사 출신의 이강희대표를 스카우트했다. 둘이 2년 정도 공동대표로 있다가 문제없이 완벽하게 일을 잘 해내는 이강희 대표의 모습에 신임을 얻어 그에게 단독 대표 자리를 넘겨주고 현재는 주주 겸 명의자로 물러선 상태다. 그는 2015년도 회사 설립과 동시에 좋은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플랜코리아라는 NGO 단체가 있어요. 저희 소속사 연기자들 모두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봉사 단체에요. 봉사활동은 물론이고 후원도 하고 있는데 플랜코리아에서 <플랜 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어요.”

회사 소속 연기자 전부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플랜코리아는 국제구호 개발 비영리단체다. 1년에 한 번씩 해외로 봉사활동을 가며 국내에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사람들에게 지원과 봉사를 하고 있다. 이 단체에서 플랜TV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고, 그 안에 ‘대희가 필요해’라는 코너를 오픈했다. 구독과 ‘좋아요’를 통해 함께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고 한다. 나눔과 더불어 삶을 앞장서서 실천하는 김대희의 앞날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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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문 10답 


"정말입니까?"


김준호랑 연예계 절친으로 알려져 있는데 평소에 자주 만나는 편인가?

1999년 6월 개그콘서트 파일럿 프로그램을 함께 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쭉 친하게 지내고 있다. 성격이 정반대인데 그것이 장점이 되어 상호보완하면서 현재까지 연을 이어올 수 있던 것 같다. 


한 번도 다툰 적이 없나?

30대 때까지는 1년에 두 번 정도 싸웠다. 준호는 무슨 일이 생기면 마음에 담아두는 스타일이고, 나는 그 즉시 말로 풀어야 하는 스타일이다. 나한테 기분 나쁜 게 있으면 일기장에 상세하게 기록해 두었다가 “형, 그때 나한테 왜 그랬어?” 이런 식으로 묻는다. 마치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싸워도 다음날 누가 먼저냐 할 거 없이 전화를 한다.


만약 여동생이 있다면 김준호에게 소개해 줄 의향이 있는지?

오랜만에 입에서 욕이 맴돈다.(웃음) 노코멘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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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셋이다. 딸부잣집의 아빠인데 아들에 대한 욕심은 없나?

없다. 형제 밖에 없어서 딸에 대한 로망이 가득했다. 원래 가족계획은 딸 한 명 이었는데 다행히도 첫째가 딸이 어서 그만 낳으려고 했지만, 아내를 너무 사랑하다 보니 둘째가  생겼다.(웃음) 둘째도 딸이길래 진짜 그만 낳자 했는데 아내를 격하게 사랑하다 보니 셋째까지 갖게 되었다.(웃음) 셋째도 딸이기를 바랐는데 그 바람이 이루어졌다.  


딸들이 개그우먼의 꿈을 꾼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생각인가? 

딸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이 법에 위반되는 일이 아니라면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생각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방송에 대한 끼를 물려받은 것 같진 않다. 아빠 덕으로 연예계에 진출하겠다고 하면 그런 찬스는 없다고 못 박을 거다. 솔직히 안 했으면 좋겠다. 얼마나 힘들고

치열한 곳인지 내가 제일 잘 알기에. 


자녀가 셋이나 되다 보니 아내를 도와 육아에 같이 힘쓸 것 같은데.

당연하다. 나는 이 세상에서 아내가 가장 존경스럽다. 딸셋을 베이비시터나 주변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오롯이 혼자 키웠다. 종종 분리수거를 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청소기도 돌린다. 아이들 학원이나 학교 픽업도 도와주고. 


<맛있는 녀석들>에 출연 중인 개그맨 중 3명이 본인이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던데 식비 감당에 어려움은 없나?

많이 먹지만 감당이 안 될 정도는 아니다. 그 친구들이 워낙에 잘 나가기 때문에.


연극 영화과 출신이다. 연기를 전공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나?

중학교를 잠실에서 나왔는데 나를 포함해 10명 정도가 강남 영동고등학교에 배정을 받았다. 활발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반에 아는 친구들이 없으니까 쉬는 시간에도 자리에만 앉아 책만 봤다. 당시 연극 동아리에서 홍보를 하기 위해 우리 교실로 들어왔는데 갑자기 확 끌림이 가더라. 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동아리 오디션에 공동 1등으로 합격했다. 내가 지은 극단 ‘끼’라는 동아리 이름이 아직까지 사용 되고 있다. 오만석이 극단 끼 1년 후배다.


그런데 왜 연기자가 아니라 개그맨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입대를 하면서 수색대로 자대가 배치되고 문선대로 파견을 갔는데 동기들이 우리 고참 중에 MBC 개그맨 출신 정찬우가 있다고 하더라. 아 그렇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군복을 입은 채로 친구를 만나러 대학로로 휴가를 나갔다. 컬트삼총사의 포복절도 개그콘서트 포스터를 보는 순간, 무언가에 홀린 듯 친구랑 약속을 취소하고 공연을 봤다. 그때 개그맨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공연이 끝난 후 정찬우 형을 만났는데 ‘넌 꿈이 뭐냐’ 고 묻길래 개그맨이 되고 싶다고 하니 전역하고 찾아오라고 하더라. 

전역 후 찾아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빈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복학을 결심하고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차 한 대가 들어오더니 형이 날 보곤 ‘너여기서 뭐 해?’ 라고 묻더라. 정말 소름이 돋았다. 당장 내일부터 소극장으로 오라고 했다. 나의 은인이자 스승이 

다. 그래서 매년 5월 15일 스승의 날만 되면 형한테 과일 바구니를 보낸다. 


개그맨이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

다시 직업을 선택하라고 해도 주저 없이 개그맨을 할 것같다. 하지만 굳이 개그맨을 제외하고 선택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으니 배우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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